사할린에서 평안을 전합니다.
겨울입니다. 요즘은 ‘소망의 바다’의 찬양 앨범을 듣고 있습니다. MP3를 거의 끼고 삽니다. 찬송으로 채우지 않으면 안될
만큼 겨울의 공허감이 너무나 깁니다.
사할린에 온 지 3월이면 만 6년을 채웁니다. 7년차 선교사가 되어 가며, 더욱이 작년에는 한국에도 다녀오지 못해서 무슨
소식을 드려야 하는지도 감이 잘 잡히지 않는 실정입니다. ^^ 여기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고나 할까요.
과거를 감사로 받아들이고, 오늘 제가 이곳에 있음을 하나님의 은혜로 받으며, 앞으로의 삶을 받아주시고 인도해 주실 주님을
기대하고 의지함으로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아침기도회 때마다 말씀을 전하며 많은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자의 반 의무 반으로 일찍 일어나 말씀을 보고 준비하는
것이 큰 특권이라 느껴집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 길은 갈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매주 성경공부를 쓰고 묵상하며 작은 모임
속에서 나누는 것도 저의 삶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울러 통신과정으로 상트뻬쩨르부르크에 있는 기독대학 리더십과 운영자 교육과정을 듣고 있습니다. 4월 부활절 안에 숙제를 내야
하는데, 아직 하지를 못했습니다.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
할머님 한 분이 아침기도회에 오시다가 골반뼈 부근이 삐끗하셔서 절뚝이며 오셨습니다. 차로 태워다 드리는데, 그 집 앞은 사람
키만큼 양쪽에 쌓인 눈 때문에 겨우 차 한 대 들어갈 만큼만 뚫려 있습니다. 모셔다 드리고 뒤로 빠져 나오면서 보니, 그분은
불편하신 몸으로 빨리 들어가지 않으시고 고개 숙여 배웅하고 계시는 그 모습에 꽁꽁 언 마음이 따뜻한 눈물에 녹아집니다.
여느 해보다 추운 사할린의 날씨보다 따뜻한 것은 그런 작은 감동과 위로들이 아닐까요.

븨꼬프 마을에 있는 교회에는 이번에 음향시설을 갖다 주면서 보니 지붕이 점점 내려앉고 있습니다. 굵은 원통 쇠기둥을 박아서
받쳐 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노보알렉산드롭스크 교회는 이번에 양목사님이 많이 수고하셔서 교회부지 전체를 교회 이름으로 등록을 마쳤고, 이로써 곧 들어오게
될 가스관을 교회에도 연결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동안은 석탄보일러를 때시느라고 어디 출타도 잘 못하셨는데, 향후 몇 년 안에
가스가 연결되면 이 지역으로서는 일대 획기적인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와흐루셰프 교회는 예배당으로 사용하기 위해 수리하고 있는 건물에 이제 바닥 콘크리트 작업을 하기 위해 철근을 놓다가 추위로
인해 중단되고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화자 전도사님의 건강은 괜찮은 상태이고, 다만 눈을 너무 많이 치워서 팔꿈치가 좋지
않으시다고 합니다. 앞으로 바닥, 천장, 상하수도, 전기배선, 중앙난방 연결, 화장실 설치가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와흐루셰프
예배당 공사를 위해 만 원씩 헌금해 주십시오. 예수님은 혼자서 오천 명도 먹이셨는데, 우리는 오천 명이 교회 하나 못
짓겠습니까. 오천 명이 만 원씩 헌금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국민은행 045-21-0810-012로 만 원 입금되는 것은
무조건 와흐루셰프로 돌리겠습니다.
저와 아내와 이곳 초등학교 1학년 다니는 경민이, 그리고 철부지 성민이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노보알렉산드롭스크 마을의 양태식 목사님, 와흐루셰프의 최화자 전도사님, 븨꼬프 마을의 차영애 전도사님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주님의 크신 은혜를 ... 빕니다.

2012년 2월 23일 러시아에서는 일명 ‘남성의 날’, 차광찬 이연승 경민 성민 드림.

사진 : 지난 추수감사절 기념 촬영